강한 군대의 조건 -억압과 통제를 넘어 자율과 책임으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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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름 | ||
작성일 | 2020-04-16 | 조회수 | 10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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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우 ( 예 소장, 공사 28기, 항공우주력연구위원) 얼마 전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상을 받았을 때 많은 사람은 백범이 말한 “높은 문화의 힘을 가진 나라”를 떠올렸다.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의 조금 더 앞부분을 보면 “우리의 강력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라는 말이 있다. 세계 4대 강국과 북한을 이웃으로 둔 우리나라가 국방력을 어느 정도로 유지해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이 어쩌면 그 안에 있을지 모른다. 1956년 영국과 프랑스, 이스라엘은 이집트를 공격해 수에즈 운하와 시나이반도를 점령했으나 미국과 소련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반대하자 원점으로 돌렸던 일이 있다. 국제관계에서 국가 간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해진 오늘날 그 어떤 나라도 명분 없이 다른 나라를 무력으로 짓밟거나 독불장군으로 살아갈 수 없다. 지금 우리의 외형적 국방력은 투명성과 예산집행의 우선순위, 국방개혁과제의 추진방향에서 매우 바람직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바로 내면적 군사력, 즉 높은 전투의지를 가진 군대를 만드는 일이다. 전투의지는 애국심의 크기, 동료애, 국민의 지지로부터 나온다는 점에서 우리의 국방개혁이 지나치게 복지·인권에 치중해 있는 것 아니냐는 항간의 우려는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민주주의를 위한 군대는 있어도 군대에 민주주의는 없다”라고 한 맥아더의 말은 인명의 가치가 지금과 비교될 수 없었던 구시대에나 어울리는 말이다. 군대 내의 일을 미주알고주알 외부에 드러내는 모양새는 일면 민망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더 나쁜 일은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언로를 차단하고 좋은 모습만 보이려고 할 때 일어난다. “인간은 힘을 가질수록 그것을 남용하거나 잘못 행사하게 마련”이라고 한 마키아벨리의 말처럼 힘을 가진 집단이 힘을 이용해 사실을 은폐하고 사욕을 채우며 이를 국가를 위한 일로 둔갑시킨 사례가 없지 않다. 미군은 베트남전쟁 시절 국민을 기만하다 발각돼 엄청난 고초를 겪었다. 그 후 매일 언론 브리핑을 해 곤란한 일도 투명하게 공개하면서 윤리적이고 자긍심 높은 집단으로 변화했고, 막강한 전투력을 자랑하고 있다. 당당하게 자기표현을 하되 결정된 것에는 복종하는 군대, 강요된 충성심이 아니라 조국을 지킨다는 사명감으로 싸우는 군대가 강하다. 알렉산더, 한니발, 이순신, 모세 다얀, 채명신의 군대가 그랬다. 그런 군대는 적개심을 강요할 필요도 없다. 최근 우리 국방부가 노력하고 있는 방향은 대체로 이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인다. 투명한 의사결정과 소통방식으로 군 간의 불신을 치유하고, 협업의 장점을 극대화하며, 무엇보다도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문화를 청산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큰 믿음을 갖게 한다. 또 적의 등골을 오싹하게 하는 것은 거친 언어가 아니고 국민의 신뢰를 받는 군대다. 모두가 잠든 시간에 추위와 더위를 견디며 나라를 지키고 있는 군 장병을 떠올리며 응원을 보낼 때 우리의 국방력은 더욱 높아지고 자신도 더 안전해질 수 있을 것이다. ( * 본 내용은 국방일보 2020.4.16 보도사항으로 회원 여러분의 일독을 권장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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