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국방안보에 대한 소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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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름 | ||
작성일 | 2019-01-22 | 조회수 | 8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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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에 개최된 평창올림픽을 기화로 남북한 관계가 급진전되면서 문재인정부는 군사 분야에서 북한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는 조치들을 잇달아 취하였다. 먼저 한미간에 연례적으로 해오던 연합군사훈련들이 연달아 취소, 연기 또는 축소되었다. 매년 2~3월에 실행해오던 키 리졸브 훈련과 독수리 훈련이 취소되었고, 8월의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도 취소되었으며, 한미 공군간의 비질런트에이스 연합훈련도 취소되었다. 다만 11월 5일에 한미 해병대연합훈련인 키멥(KMEP)만이 대대급 규모로 실행되었다. 반면에, 9월 19일 평양정상회담에서 발표한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남북한간에 긴장완화를 위한 군사조치들이 이루어졌는데,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내의 지뢰를 제거하고 남북 공히 35명의 비무장 인력이 근무하도록 했으며, 비무장지대 내의 11개 GP가 시범적으로 철거되었고, NLL 구역이 서해평화수역으로 설정되었으며, 휴전선 20∽40Km 이내 비행이 금지되었다. 또한 한강하구의 공동조사와 남북 철도연결을 위한 북측 철로조사도 이루어졌다. 이는 지난 70여년간 분단상태를 유지해오면서 견지했던 대결과 갈등의 관점에서 보면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이같은 일련의 조치들은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남북한간에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를 증진시킨다는 취지에서는 일면 고무적이라 할 수 있지만,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구체적인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태에서는 매우 우려스럽고 걱정되는 일이었다. 결과적으로 이는 우리의 국방여건을 취약하게 만들고 군의 전투력 약화를 초래하는 조치들로써 북한의 상응하는 조치들과 상관없이 우리 정부가 일방적으로 선조치함으로써 국가안보를 걱정하는 국민들의 많은 우려를 자아냈다. 정부는 우리가 먼저 선조치를 실행하면 북측도 이에 호응할 것이고 이것이 선순환작용을 일으켜 한반도에 평화가 도래할 것이라는 매우 낙관적인 생각이지만, 우리의 이같은 파격적인 선조치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아직 이렇다 할 구체적인 상응조치가 없다. 겨우 비무장 지대내 GP 철거와 같은 단순한 작업만 최소한으로 응해주었다. 한국이 보여준 파격적인 조치들과는 대조적으로 극히 피동적인 반응에 불과한 것이다. 청와대가 그토록 갈망하는 김정은의 서울 답방도 아직 오리무중 상태이고,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 조치들도 더 이상 진전이 없는 상태에서 과연 이같은 낙관론적 조치들이 실효성을 거둘 것이냐에 대한 회의가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국가안보는 국가지도부의 가장 큰 우선적인 책무이다. 클린턴 대통령이 회고록에서 취임선서를 마치고 백악관 집무실에 앉자마자 수행한 첫 임무는 핵무기 조종통제법 설명이었다며 국가안보가 대통령의 첫 책무임을 깨우쳤다고 쓰고 있듯이 국가안보는 국가의 생사존망이 걸려있는 한 치의 오차도 있어서는 안되는 가장 중요한 책무 아닌가. 이처럼 중요한 국가안보를 막연한 낙관론적 기대감에 의존해서는 안된다.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합종연횡의 와중에서 살아남지 못한 제국들의 잘못된 선택 사례들은 오늘날 중대 기로에 서있는 대한민국에게 살아있는 교훈을 주고 있지 아니한가. 천하의 삼척동자도 다 알고 있듯이, 한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명료하다. 지난 70여년간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기 까지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준 미국과 동맹 결속력을 더욱 공고히 다지고, 그런 연후에 일본, 중국, 러시아, ASEAN, EU, 남미, 아프리카연합 등 이웃 국가들과 우호협력관계를 증진시켜 나가는 것이다. 어디 미국과의 관계를 희생시키면서 까지 여타 국가들과의 관계를 증진시키려 하는가. 그것은 모든 인간들이 가장 싫어하는 배은망덕한 처사이다. 아니면, 남북한 관계개선이 한미동맹보다도 우선인가, 지난 73년간 이 둘의 공과를 생각해야지, 막연한 장밋빛 기대에 부풀어 국가존망의 중대사를 그르쳐서는 안된다. 그것도 아니면, 중국몽이 꼭 그리도 긴요한가. 사드사태시 그들의 안하무인격 행태를 충분히 보고도 그러한가. 한미동맹이 아니었으면 중국을 위시한 주변국들이 오늘날과 같이 대한민국을 존중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야 한다. 국가방위의 백년대계를 위한 전략적 선택은 어디까지나 건실하고 합리적이어야 한다. 자칫 장밋빛 낙관론이나 막연한 기대에 의존했다가 국가존망을 그르친 경우가 인류사에는 허다하기 때문이다. 2019년 새해에는 대한민국의 튼튼한 국방,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대내외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서 국제적 관점에서 보다 성숙하고 신중한 전략적 접근을 기대해본다. 홍성표(예 대령, 공사28기, 아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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