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텀, 자유대한민국을 수호한 도깨비 영원하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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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조직국장 | ||
작성일 | 2024-06-10 | 조회수 | 24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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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기( 예 중위, 학사 70기, 공군전우회 정책자문위원)
"하늘의 도깨비 팬텀이여 안녕, 팬텀 굿바이"
지난 55년간 대한민국 영공을 수호한 팬텀기 퇴역식이 열렸다. 2024년 6월 7일 퇴역식이 열린 공군 제10전투비행단에는 신원식 국방부장관, 이영수 공군참모총장, 역대 공군참모총장, 전역 팬텀기 조종사등 많은 인원이 참석하였다.
단연 눈길을 끈 인물은 이재우 장군(90. 공사5기) 이었다. 이 장군은 1969년 중령시절 미국에서 팬텀기를 몰고온 전투기 조종사다. 당시 한반도 안보상황이 긴박해지자 박정희 대통령의 끈질긴 요구와 협상에 따라 미국은 대한민국에 팬텀기를 판매하기로 결정한다. 이 중령 일행 여섯명은 미국에 건너가 팬텀기 조종교육을 받고 직접 이를 몰고 태평양을 건너 왔다. 이들이 대한민국 팬텀기 시대를 연 영웅들이다. 55년의 세월이 흘러 이제는 이 장군이 유일한 생존자다. 이날 이 장군이 마지막 비행을 마친 팬텀기에게 떨리는 목소리로 `팬텀 굿바이` 고별인사를 하였다.
당시 최첨단 전투기인 팬텀기는 미국이 보안상 해외판매를 꺼려 동맹국 중에도 영국 이란에게만 판매한 상태였다. 팬텀기는 차원이 다른 세계최강 전투기였다. 단순한 전투기가 아니라 전투기 전폭기 정찰기 기능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는 종결자 기종이었다. 항공기 전문가들은 팬텀기는 디자인부터 차원이 다르다고 말한다. 적에게는 공포심을 국민에게는 신뢰를 주는 위용을 갖췄다. 5세대 전투기인 F-22나 F-35는 스텔스 기능때문에 기체가 각이 잡혀있다. 이런 전투기가 나오기전 탄생한 기종 중에는 가장 빼어난 모습을 갖춘 전투기가 팬텀기다. 무장장착을 한 육중한 기체가 폭음을 울리며 출격하는 모습을 보면 누구나 가슴이 뛴다.
팬텀기 도입으로 남북한 공군력은 압도적 격차가 벌어졌고 남북한 긴장 국면에서 게임체인저 역할은 늘 팬텀기가 담당하였다. 간첩선 격침작전, 소련과 중국 정찰기 격퇴작전, 적의 도발을 억제한 한미연합훈련등을 모두 팬텀기가 담당하였다. 이름 그대로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는 `하늘의 도깨비(Phantom) 였다.
이날 진정한 영웅은 따로 있었다. 이영수 공군참모총장은 팬텀기를 몰며 영공을 수호하다 산화한 순직조종사 43명의 이름을 하나씩 부르며 추모하였다. 모두 숙연해졌다. 전투기 조종은 매번 목숨을 거는 임무다. 어느 기종이든지 순직조종사가 나온다. 기체가 아무리 좋아도 조종 자체가 고난도 위험이 따르기 때문이다. 이들의 이름이 새겨진 명패가 퇴역식 단상 가장 가운데 모셔졌다. 모두 눈시울이 붉어졌다.
군인이 퇴역할 때는 전역식을 한다. 그러나 전투기가 퇴역하며 이를 기리는 퇴역식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팬텀기는 국민의 마음 깊이 새겨진 대한민국 수호자다. 북한이 계속해서 도발을 하자 온 국민이 성금을 모아 팬텀기를 추가도입하였다. `방위성금헌납기` 였다. 이 팬텀기는 당시 전국을 순회비행하며 국민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영공수호 의지를 다졌다. 그후 반세가 넘는 세월동안 나라를 지켰고 국민의 사랑을 받아왔다. 팬텀기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도깨비처럼 의인화되었다. 국민의 사랑으로 생명체가 된 것이다. 그냥 사라질 수는 없는 호국영웅이다.
국방부 장관의 출격명령을 받고 마지막 비행을 마친 조종사들이 조종간을 반납하는 순간이 공식적인 팬텀기 시대의 영광스러운 마무리였다. 모두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국방부장관은 팬텀기에게 `전역장` 을 수여하고 공군참모총장과 함께 꽃다발을 헌정하였다. 최상의 정성과 최고의 명예를 표하는 역사적 팬텀기 전역식이었다. 이제 대한민국 영공수호는 세계 최강 F-35A와 조만간 도입될 국산 최첨단 전투기 KF-21이 대를 이어갈 것이다.
공식 오찬장소에서 김두만 전 공군참모총장님(97) 의 회고와 축사가 있었다. 6.25전쟁중 최초로 100회 출격을 한 영웅이다. 전투기 한 대없이 창설된 공군이 이제 막강한 공군으로 발전하는데는 수많은 도전과 희생이 있었다고 하신다. 그중 팬텀기 도입이 전환점이 되었다고 회고하신다. 팬텀기 도입으로 전술공군이 전략공군으로 발전한 것이다.
이재우 장군님께도 인사를 드렸다. 80년대 중반 내가 한국정보전략연구소 소장을 할 때 자주 모시고 자문을 받고 세미나도 여러번 함께한 소중한 인연이다. 이 장군님은 소장으로 전역하신 후 한국인터넷진흥원 원장등을 역임하며 정보보호전문가로 대한민국 정보화에 크게 공헌하셨다. 평생 대한민국의 안전과 번영을 위해 헌신하신 진정한 애국자다. 내 손을 꼭 잡고 나라를 위해 수십년을 변함없이 현역으로 뛰고있으니 고맙다고 오히려 나를 격려하신다. 이 손이 바로 팬텀기 조종간을 잡았던 역사의 손이라는걸 생각하니 뜨거운 애국심이 느껴진다.
모든 행사가 끝나고 부대를 나오는 길에 `충의탑` 이 보인다. 제 10전투비행단 창설이래 대한민국 영공을 수호하다 순직한 장병을 추모하는 비석탑이다. 가슴에 손을 얹고 이 분들의 명복을 빌었다.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는 목숨바쳐 나라를 지킨 호국용사들 덕분이다. 이분들을 영원히 기억해야 한다.
이제 팬텀기는 명예로운 전역식을 마치고 공군비행단, 학교, 기념관등에 전시될 예정이다. 퇴역 후에도 팬텀기의 전설은 국민의 가슴에 영원이 살아가게 될 것이다. 하늘의 도깨비, 팬텀기여 영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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