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국가적으로 관심이 쏠린 누리호 3차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누리호는 2010년 액체엔진 개발 착수와 시험설비를 구축하면서 시작돼, 약 2조 원의 예산을 투입해 13년 만에 독자 우주발사체 개발이라는 결실을 거두게 됐다.
특히 이번 발사부터는 300여 민간 기업이 참가해, 한국도 ‘민간주도 우주산업 시대’로의 본격적인 첫발을 내디뎠다고 평가된다.
러시아보다 훨씬 열세로 평가되던 우크라이나가 대등한 위치에서 전쟁을 수행하고 있는 것은 뛰어난 표적처리와 함께 신속한 의사결정 및 우수한 공격수행 능력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군은 전쟁초기 파괴된 지휘통제체계를 서방 측에서 지원한 우주자산 (미국 스타링크 등)을 통해 단기간 내 복원한 후 나토에서 개발한 ‘델타체계’를 접목해 전술통신, 드론운용, 화력운용, 화상회의 등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화력의 열세를 우주력을 기반으로 한 의사결정 속도의 우세로 극복하며 전세를 역전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 군도 20여 년 전부터 우주전력의 필요성을 논의해 왔다. 그 결과 현재는 군정찰위성, 초소형위성체계, 한국형위성항법체계, 미사일 조기경보위성체계, 고출력레이저위성추적체계, 레이더우주감시체계, 저궤도통신위성체계 등 다양한 우주전력 사업이 체계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2030년대부터는 우리나라도 본격적인 우주기반의 합동작전을 수행할 체계가 갖추어질 것이다.
지난달 24일 개최돼 필자가 토의의 좌장으로 참석했던 합참 주관 ‘제1차 합동우주군사력 세미나’는 우리 군이 지상?해상?공중의 전장 영역을 뛰어넘어, 우주 영역으로의 본격적 진출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시의적절하고 의미 있는 행사였다. 아울러, 북한의 핵?WMD 위협에 압도적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도 우주영역 발전을 더이상 늦출 수 없다는 절박함을 느낄 수 있었다.
기조연설을 한 KAIST 이광형 총장은 다음과 같이 미래 전장의 모습을 제시했다. “카카오 택시를 부르면, 중앙 서버를 통해 손님 주변의 택시에 정보가 전달되고, 가장 적절한 위치의 택시가 서비스를 하게 만든다” “앞으로의 전쟁은 적이 나타났을 때 자동으로 사령부로 정보가 전달되고, 인공지능에 의해 최적의 대응수단이 선택돼 군사적 대응이 1~2분내에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면서 차세대 저궤도 통신위성, 한국형위성항법체계 등 우주전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군사적인 관점에서 재조명해 보면, ‘전장에서의 표적처리(좌표식별), 의사결정, 임무지휘(Mission Command), 공격실행 순으로 지휘통제(C2) 절차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로 요약할 수 있다. 그것이 사전에 요구된 기계획 표적처리든, 갑자기 식별된 긴급 표적처리든, 결국에는 표적을 신속히 탐지 및 식별하고, 현장 지휘관들이 신속하게 결심해,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타격하는 것이 전장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우리 군도 국가우주개발계획과 연계해 민?관?군이 협력한 가운데 앞으로 전장의 기반체계 역할을 할 다양한 군사우주전력을 적기에 구축해 나가야 한다.
미래 전장에서 우리 군의 우주능력이 모든 영역에 원활하게 투사돼, 교차영역의 승수효과를 달성할 수 있는 압도적 수준이 될 때까지 쉼 없이 노력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세미나는 우리 군의 우주력 발전에 관한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앞으로 군사우주분야의 도약을 위한 소중한 첫걸음이 됐다고 확신한다. (* 본 내용은 국방일보 2023.6.19 보도사항으로 관심있는 회원 여러분의 일독을 권장합니다.)